[카준] 느리게 하는 일 [카준] 느리게 하는 일 따르르릉, 하고 세 번째로 울리는 알람소리에 눈이 게슴츠레 떠졌다. 한 시간 마다 울게끔 맞춰진 낡은 알람시계가 자리해 있던 머리맡을 향해 손을 뻗던 종인이 슬그머니 고개를 돌려 등 뒤를 곁눈질 했다. 옆구리에 무언가가 걸린 것처럼 허리춤이 불편하다 싶었더니 아니나 다를까 등 뒤에는 준면이 누워있었다. 곤하게 잠에 취해있던 차에 훼방을 놓는 알람시계의 울음소리가 심기에 거슬렸던지 잔뜩 웅크린 마른 몸을 본 종인이 낮게 한숨을 내쉬었다. 규칙적으로 들썩이는 가슴 위로 낮게 깔리는 숨소리로부터 풍겨 나오는 독한 술 냄새에 시야가 일순간 핑그르르 도는 것을 느낀 종인이 알람시계의 버튼을 눌러 껐다. 동시에 굼뜬 손놀림으로 다음 알람을 오전 여덟시로 맞춘 그가 다시금 제 어깨 너머로 .. 더보기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