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준 전력] 태양의 사각지대 처음 눈을 뜬 시점부터 나는 자유를 만끽했다. 길쭉한 팔과 다리를 감싼 공기는 나의 의지를 따라 이 곳 저 곳으로 움직였고, 그 민첩한 움직임에 몸을 맡긴 채 나는 발아래에 놓인 지상을 내려다보기 일쑤였다. 솜사탕처럼 푹 퍼진 구름 사이로 빠르게 내달리면 나도 모르는 새에 입에서는 깔깔깔 하고 웃음소리가 터져 나오고는 했다. 시간이 날 때마다 멍한 얼굴로 앉아 관찰하곤 했던 지상은 참 이상한 곳이었다. 커다란 기둥처럼 생긴 것의 끝에서부터는 새까만 구름 같은 것이 연일 터져 나왔고 호기심에 그 속으로 뛰어들면 어느새 새하얗던 옷자락이 까맣게 번져있기 마련이었다.코를 간질이고 눈을 매캐하게 태우는 그 까만 것이 싫어 나는 자꾸만 더 높은 곳을 향해 올라갔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턱턱 막히는 숨통에 몸을 태우.. 더보기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