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면 전력] 모노드라마 2005년도, 당시의 여름은 무척이나 무더웠던 걸로 기억한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영원할 것만 같던 빙하가 녹아내린다는 보도가 연일 쏟아져 내리던 그 해 여름. 아슬아슬하게 이어지던 그 녀석과의 인연도, 한여름의 무더위 속에서 천천히 무르익어갔고, 그것은 수능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야 차갑게 식어 마침내 도태되었더랬다. 초겨울임에도 불구하고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빛을 뒤로하고 나는 어쩐 일인지 서럽게 울고 있었다. 정말 끝이라고 한 마디를 수십 번이나 되뇌면서, 무엇이 그리도 아팠던지 난장판으로 어질러진 방바닥에 누워 서럽게 목 놓아 울었었다. 그 당시 느꼈었던 감정들. 사소한 불장난과도 같았던 순간들, 교문 앞에서 보았던 녀석의 마른 등, 그리고 그로인해 돌이킬 수 없을 만큼 틀어진 관계들이.. 더보기 이전 1 ··· 9 10 11 12 다음